9월 21일 수요일. 맑음.
순례길 준비과정에서부터 가~장 고민했던 부분이 '짐'이었다.
그래서 우체국과 택시 서비스를 이용해 짐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로 했는데 정보가 구체적이지 않아서
이렇게 직접 부딪혀 보는 수 밖에 없게 됐다. # 택시 서비스는 팩당 7유로라는데 갈리시아 지방부터는 3유로라고 한다.
산티아고로 보낼 짐은 어제 우체국가서 보냈고..
문제는 피레네 산맥을 무사히 넘기위해 택시 서비스를 이용해서 배낭을 Roncesvalles 알베르게까지 보내야하는데..
알베르게에 짐을 두고 가면 된다고 했는데 영어가 전혀 안되는 할머니가 뭐.. 된다고 그런것 같긴 했지만
제대로 소통이 된건지 아닌지.. 모든게 긴가민가 하다.
일단 친구의 50리터 배낭에 짐들을 몰아 넣고 나머지 짐들은 작은 배낭과 35리터 내 배낭에 나눴다
그리고 7유로를 꼼꼼하게 싸서 배낭에 걸어 놓고 알베르게 구석에 얌전히 뒀다.
배낭을 무사히 다음 알베르게에서 받을수 있을지... 불 안 하 다.
이 불안함을 뒤로 하고 6시쯤 알베르게 출발!! 아~ 설랜다ㅎㅎ
낯선 환경에 거의 잠을 못자고 새벽 5시쯤 일어나 1등으로 알베르게를 나왔다. 그렇다고 1등으로 도착한건 절대 아니고..
길을 나선 순간.. 모든것이 너무 아름답다.. 너~무 멋지다... *.*
맑은 공기와 함께 밤하늘에 별들은 어찌나 많은지..
그런데.. 어째 사람 하나 안보이는지.. 이 길이 맞나 싶네..
나름 동화 같은 마을 생장 피에드포트를 벗어나기까지 딱 4명 봤다.
밝아오기까지 둘이서만 걸었는데 별로 무섭진 않았다.. 다 행 히..
이 피레네산맥을 넘는 구간이 힘들어서 론세스바예스에서부터 출발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장담컨데 모든 구간중 가장 멋진 코스다..
사실 주변 풍경에 취해 그리 힘든 것도 못 느꼈다.. 운동과 안친한 나 조차도.
사진들도 하나 같이 예술이다. 내가 잘 찍었다기 보다는 그 정도로 풍경들이 예술이었다.
여기 올린 사진들도 정말 어렵게 추리고.. 추려낸 사진들이다.
그나마 짐을 덜어내고 가볍게 출발했으니 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으리라...
감사의 마음이 절로 우러난다.
--> 불안한 맘으로 이렇게 7유로를 꼼꼼하게 싸서 배낭에 걸어 놓고 알베르게를 나선다.
공복에.. ㅠㅠ
--> St.Jean Pied de Port 의 새벽. 6시 10분.
--> 공기도 맑고.. 별들도 많고.. 새벽이 너무 아름답다..
--> 첫 휴식처. 오리손 Orisson 너~무 반.갑.다 ^^ 모닝커피와 간단한 아침 식사.
이곳에서부터 출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알베르게 수용 인원이 적고 또 다른데 보다 비싸다..
--> 룰루랄라~~~
--> 진정한 순례자의 모습. 멋지시다~^^
--> 멋진건 멋진거고.. 힘든건 힘든거고.. ㅠㅠ
--> 드디어 Roncesvalles 입성
--> 왼쪽은 론세스바예스 알베르게 입구..
우측 사진은 성당에서.. 피곤한데 와인 한잔 들어갔더니 취기가 돈다. . 사진이 흔들렸네...
--> 중세풍의 수도원 건물을 상상했는데 내부 공사를 해서 아주 모던 하고 멋지다.
침대를 배정 받고 가장 먼저 배낭을 찾으러 갔다.. 조마조마.. --;
대충 물어보니 레스토랑으로 도착할꺼란다.
레스토랑으로 갔다.. 여기 없단다..
쫄았다.. 어뜩하지.. ㅠㅠ
또 다른 레스토랑이 있다길래 그곳으로 가봤다. 있 다.. 다행이다.. 휴~~^___^
가벼운 마음으로 저녁 먹으러 나섰다. 배고픈데 7시부터 식사라네... 다리가 막 후들거려.. ㅠㅠ
순례자 메뉴를 예약해 놓고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 막 버스로 도착하는 사람들도 있고..
슬슬 몸의 통증들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하루만에 노숙자 스타일이 나와 버렸다... ㅠㅠ
천근만근 같은 몸을 이끌고 식당으로 갔더니 사람들로 꽉 찼다.. 근데 그 많다던 한국사람들은 아직 안보이네..
독일 아줌마 둘과 같은 테이블에서 밥을 먹었다.
시트콤에나 나올듯한 수다스럽고 약간은 주책맞은 그러면서 살짝 귀여운듯도 한..
독일인스럽지 않고 순례자스럽지도 않은..^^
암튼 지나고 생각해 봐도 아줌마들이랑 어울리는게 가장 마음이 편하더라...
와인 한잔에 알딸딸한 채로 유명한 론세스바예스 성당 미사를 보러갔다.
다양한 언어로 순례길을 축복해 준다는데.. 당근 한국말은 안들린다 -.-
드디어 스페인땅!! 스페인어 미사 통상문도 출력해 갔는데.. 별 도움은 안된다 ㅠㅠ
고민스럽던 것들을 해결하고.. 이젠 화살표만 보고 다니면 된다. 다 행 이 다. ^____^
9시 반이 넘으니 또 불이 일괄적으로 꺼진다.
가벼운 마음으로 잠을 청해보지만 옆에 아줌마가 감기인지 자꾸만 훌쩍이시네..
침낭이 적응 안되는지 환경이 적응 안되는지.. 몸은 무겁고.. 잠은 안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