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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갔다. 산티아고 가는 길..

산티아고 가는 길.. D10. Azofra --> Grañón - 21.5km

9월 30일 금요일.

오늘도 멋진 길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드문 풍경들이지..

끝도 없을것 같은 지평선.

그저 땅과 하늘이 맞닿는 그 지점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걷는다.

하루에 반을 60cm앞 컴퓨터만 바라보며 지내다가 이렇게 뻥~ 뚫린 길을 걷자니 눈이 호강하는 요즘이다.^^

시력도 좋아지지 않을까..  기대해 봤지만 뭐..     전혀 그렇진 않네.

 

 

 

 

 

 

 

 

 

 

 

 

 

 

 

 

 

--> 오늘 목적지는 그라뇬 Grañón  현재 위치는 Cirueña   둘다 듣도 보도 못한 마을들이다.

 

 

 

 

 

 

 

 

 

 

 

 

 

 

 --> 올라~^^

 

 

 

 

 

 

 

 --> 저기 스물스물 기어 오는 것들이 무엇인가??
      와~우  오늘 완전 대박이다 ㅎㅎㅎㅎ 
      저 목동 아저씨에겐 고달픈 일상일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겐 너무나 귀한 볼거리다.
      양들에게 먹일 풀을 찾아 추수가 끝난 밀밭을 다니신다.

 

 

 

 

 

 

 

 

 

 

 

 

 

--> 양떼를 거느리고 오시는 모습이 위풍당당하시다...^^

 

 

 

 

 

 

 

 

 

 

 

 

 

 

 

 

 

 

 

 

 

 

 

 

 

 

 

 

 

 

--> 통실한 궁댕이들이 귀엽다 ㅎ

 

 

 

 

 

 

 

 

 

 

 

 

 

--> 식당 메뉴판.

 

 

 

 

 

 

 

 

-->  Santo Domingo de la Calzada      어째 스페인은 이렇게 긴 이름들이 많은지..

산토 도밍고. 이곳은 도밍고 성인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Santo Domingo 성당 광장에서 일광욕 중.

 

 

 

 

 

 

 

 

 

 

 

--> 산토 도밍고 성당 성가대실

 

 

 


 

 

--> 아래 사진에 흰색 닭 두마리가 보이는데 성당에 왠 닭?? 일까 싶어
      닭에 대한 전설 잠깐 소개 한다.


산토 도밍고 성당에는 닭 두 마리가 있는데..
중세때 독일에서 온 순례자 가족이 산토 도밍고에서 묵게 되는데 숙소의 하녀가 아들에게 반해 유혹을 하지만 아들의 거절을 한다.

이에 앙심을 품은 하녀는 은촛대를 훔쳐서 아들의 짐 속에 넣고 도둑으로 몰아 그 아들은 성당 앞 광장에서 교수형에 처해진다.
가족들은 슬픔에도 불구하고 순례를 계속하여 산티아고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산토 도밍고에 들렀다가 
아들이 교수대에 매달린체 아직 살아 있는 광경을 보게 된다.
도밍고 성인이 두 손과 어깨로 아들을 받치고 있었던 것이다.
기쁜 마음에 가족들이 영주에게 찾아가 아들이 살아 있으니 당장 교수대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식사 중이던 영주는 비웃으며 만약 아들이 살아있다면 여기 있는 구운 닭 두 마리도 살아있을 거라고 했다.
그러자마자 구운 닭 두 마리가 살아나서 날아갔고..
그 이후부터 산토도밍고 성당에서는 살아있는 닭 두 마리를 보관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닭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순례 내내 행운이 함께 한다는 얘기도 더해져 순례자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 성당 종탑에서 본 마을 풍경.. 

 

 

 

 

 

 

 

--> 성당 종탑에서 내려가는 길.. 

 

 

 

 

 

 

 

 

 

 

 

 

 

 

 

--> 이런길을 걸을땐 가끔 눈을 감고 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잠깐 기우뚱하면 눈을 뜨고.. ㅎㅎ


 

 

 

 

 

--> 오른쪽 끝에 겨우 모습을 드러내는 마을.  그래도 아직 멀었다 ㅠㅠ

 

 

 

 

 

 

 


 --> 저 꽃들.. 너무 아름답다.

 

 

 

 

 

 

 

 

 

 

 

 

 

--> 큰길이 있지만..  어떻게 해서라도 좀 덜 걷고자 지름길을 찾아 낸다. ㅎㅎ

 

 

 

 

 

 

 

--> 그라뇬Grañón 도착~

 

  

 

 

 

 

--> 그라뇬 성당 

 

 

 

 

 

 

 

 

 --> 알베르게로 쓰고 있는 성당 옆 사제관.. 

나름 여기가 안내 데스크 겸 식당, 윗쪽 다락층에 매트만 깔려있는 침실과 토굴같은 세탁실이 있다.
중세때 지어진듯한 성당과 미로처럼 바로 연결되어 있는것이 신기 했다.
우리는 아래층에서 묵었는데 그냥 바닥에 우리나라 찜질방에서 쓰는 비닐 매트만 여러개 깔려 있을 뿐인 침실이다.
그럼에도 나빠 보이지 않는다.   나름 낭만적이다. ㅎㅎ
이용료도 없고 관리자도 없다.  음식도 무료로 제공.  모든게 도네이션으로 운영되고 자율적이다.
자원 봉사자가  저녁 준비를 하면 다함께 자발적으로 뒷정리를 한다..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 저녁먹고 식당에서 뒷정리하는 모습.  나두 나름 거들다가 교체하고 나와서 사진 찍는 중.

이럴땐 가만 있으면 더 뻘쭘하거든..
근데 어떻게 된게 설겆이 하는 사람들은 다들 여자네..  그렇다고 불만은 아니고 ㅎㅎ
이곳에선 어떠한 부정적인 생각, 미운 생각들은 자리 잡을 수가 없다.    그렇더라...

 

 

 

 

 

 

 

 

--> 저녁 먹고 환담 중인 사람들.. 

우리나라 애들도 4명 있었는데 얘네들이 제일 어려선지 분위기 메이커가 톡톡히 돼주었다.
이라체에서 만났을땐 학생 둘이었는데 오늘은 넷. 나중에 보니 각자 온 사람들이랑 합쳐 7~8명씩 몰려 다니더라구..
오른쪽에 계신분은 어제 미사때 봤던 폴란드에서 오신 신부님..
얼굴에 신.부.님이라고 써져있다  아~ 잉글리시만 좀 됐어도 고해성사라도 보고 싶던데ㅠㅠ ㅠㅠ
일정이 비슷하면 한번쯤은 꼭 만나게 되는데 신부님은 어제. 오늘 이후로 뵙지 못했다.
저녁은 마주 보고 먹었고 아침은 나란히 앉아 먹었드랬는데..  사실 나 긴장했다. -.-
다행히 별로 말도 많이 안걸어 주시고 편하게 배려를 해주신게 또 고맙다.   의도를 하셨든 안하셨든.. --;;
한국에서도 나에게 있어 신부님이란 존재는 너무나 높은 분이시기에 그저 어렵다.

 

  

 

  

 

 

 

 

--> 식사후 아주 자율적인 오락 시간..

능력자들이 자발적으로 나와서 노래도 부르고 기타도 치고.. 피아노도 치고..

나.  나름 성가대인데 열심히 박수만 쳐줬다. -.-

아~  저 언니.. 이메일이라도 물어 봤어야 하는데 여행 내내 후회 되더라..

저들의 노래 타임이 끝나고 다 같이 노래도 했다.

Auld Lang Syne..  ㅎㅎ
거의가 초면이나 마찬가지인데 만나자마자 작별 노래라니?? 

ㅎㅎ 이곳 자원 봉사자님이 오늘 마지막이라서..

기타 반주에 맞춰 다 함께 부르다가 각국별로 각자의 언어로 불렀다.

6개국어로 불려졌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들 젊고 6명이나 돼서 크게 불러줬지... ㅎㅎ

일본 사람은 한명뿐이어서 패스했고..

아마 우리가 전체에서 30% 정도의 비중은 차지 했을꺼다.

낯선 사람들과 나름 즐겁게 보내고 우린 빨래를 널러 갔다.

까미노에서 빨래를 하고 빨래를 너는건 먹고 자는것 만큼 중요한 일과중 하나거든...

 

 

 

 

 

 

 

--> 처음 성당 앞 알베르게에 도착 했을때 너무나 반갑게 맞아 주던 그들.   감사..

 

 

 

 

 

 

 

 

--> 순례자들의 신발.

숙소에 들어설때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사진 찍어놔야지 했는데 깜박해서 다음날 나올때 찍은거임. 

신발이 훨씬 더 많았드랬는데..   핀트도 나가고.. 좋은 그림을 놓침 ㅠㅠ


 

성스러운 그라뇬의 밤이다.
온종일 포도밭 지평선을 넘나들다가 들어선 시골 마을.
오랜 세월 비, 바람에 건물벽 마저 둥글게 깍인듯한 오래된 성당. 
알베르게 입구까지 직접 안내해 주는 친절한 사람들..

저녁 먹고 오락시간까지 가진 후 모두 성당 성가대석에 모였다. 

- 성가대석은 위에 산토도밍고 성당 사진 참조.  사진에 성가대석보단 훨씬 심플. 소박한 나무의자였다.

사실 우리는 빨래를 널다가 조금 늦게 합류하는데..

들어서니 중세로 되돌아 간듯 어떠한 조명도 없이 촛불에만 의지한체 모두들 ㄷ자로 나무의자에 둘러 앉아 있었다.

성 스 러 운    분 위 기    그    자 체 다.

서로에게 촛불을 돌려가며 한 사람씩 각자의 언어로 기도를 한다.   우는 이도 있다.

아직 까미노에 마음이 열리지 않은 난.  열린 마음으로 이 길과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다음 순서로는 옆사람에게 각자의 언어로 축복의 말을 해준다.  물론 서로 통하는 말이었으면 더 좋았겠지--;;

나에게 축복의 말을 해준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컷트머리 언니.

너~무나 따뜻한 미소로 좋은 말들을 해주신다..       -.-  뭔 말인지 도통...  죽을때까지 미스테리로 남을듯..   -- ;;  

따듯한 미소, 따뜻한 말, 따뜻한 포옹을 해주신 그 분.

나는 마음으로 그 말을 듣고 온 마음으로 사랑을 담아 땡큐하며 안아드렸다.

자면서 곰곰히 생각해 봤다.

어째 이런 과분한 상황이 나에게 주어졌는지..

그저 감사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