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금요일. 흐림.
아침 7시 40분쯤 Fromista를 출발해 오후 6시 반쯤 Calzadilla 에 도착했다.
먼길을 걸었지만 아름다운 길이라 그다지 지치진 않았다.
아니 많이 지치긴 했지만 흐린 날씨덕에 다른때보다 좀 더 많이 걸을 수 있었다.
--> 이런 사진도 왠지 느낌 있어보여 좋다..
--> 어쩜 이런 색이 나올까.. 해뜨기 전.
--> RevengadeCampos am10:00
--> 버스 정류장.
--> 코카콜라가 까미노를 후원하는지라..
산티아고까지 가는 길마다 코카콜라 로고가 찍힌 의자나 테이블, 파라솔, 자판기가 많았다.
--> 해시계 타일.
-->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지나치듯 bar가 나타나면 일단 들르고 본다. 쉴 겸 까페 콘레체 한잔.
--> 구름 멋지다. 이런 날씨 짱 좋아 ^ ^
--> ㅎㅎㅎ 버스를 이용하는 순례자들.. 물론 관광객들도.
컨디션이 안좋거나 시간상 버스를 이용해 다음 마을로 이동하는 순례자들도 있다.
매사에 절대 무리는 안하는지라 한번은 우리도 버스 찬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 곳곳에 있는 다양한 야고보 성인의 동상들. 이곳은 Carrion(Palencia)이라는 동네.
--> 인포메이션 센터.
아래에 노란색 우체통 너무 예쁘다..
마을마다 다니며 눈여겨 봤는데 우체국에 갔다가 이 우체통 미니어쳐 저금통이 있길래
우린 선물용으로 이걸 사기로 결정.. ㅎㅎ
--> 아~ 이 빵!! 너~무 너무 맛있다. 크기도 딱 좋아 ㅋㅋ
다른 빵들도 맛있었지만 이 빵은 정말.... 오~ 우.. 기대안하고 갔던 빵집에서 대박이었지.
글쓰는 지금에야 알게된 사실인데
가이드 책을 보니 중세 안내서에 프랑스인 수사가 빵과 와인, 고기 맛이 좋은 도시라고 써 놨다고 한다.
5개월 후에나 이 사실을 알게 되다니.. --;;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빵을 고르라고 한다면.. 뭐 물어보는 사람도 없겠지만. ㅋㅋ
이 빵이랑 6년전 아비뇽에서 먹은 말린 과일이 들어간 곡물 빵이라고.. 말하고 싶다.
--> 욕심내서 다음 마을까지 가기로 한다.
날씨가 흐리기에 감히 시도해 보는거지만.. 다음 마을까지가 17.2 km... --;;
--> 어쩜 이리 한 사람도 안보일까..
오후 2시 넘어서 걷는 사람은 평소에도 드물긴 하지만
그래도 자전거 순례자들은 종종 보이는데 오늘은 그 사람들 마저 안보인다.
그저 친구랑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한다.
--> 어째 그늘 하나 없는지.. 그래서 여기에 그냥 자리를 펴고 앉아 버렸다.
30분을 쉬어도 지나 가는 사람이 없다.. 그래 이 시간에 이 길을 걷는건 미친짓인가 보다.
--> 멀리서 마을인줄 알고 기운내서 왔두만.. 창고다.. 사람도 안보여..
--> 이 길을 오직 혼자서 걷고 있다.. 친구는 안보인지 한참 됐고... 저 언덕을 넘으면 마을이 보일까나... ?
--> 고관절 통증이 사라지고 부터는 항상 내 걸음이 빨라 친구보다 앞서가는 편이다.
오늘은 특히나 먼길을 온지라 목적지 마을에 같이 들어서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오네.. 30분 정도 기다리니 머~얼리서 검은 점처럼 친구 모습이 나타난다.
한눈에 봐도 기진맥진해 보인다.
손이라도 좀 흔들어 보라고 소리치니.. 귀순용사 포즈가 나온다.ㅋㅋ
--> 6시 반을 넘겨 드디어 Calzadilla 입성.
아래는 7유로에 묵은 알베르게.
아래층은 사람들이 꽉 차서 독일 중년커플 하나랑 사실 우리 또래 일수도... 우리만 드넓은 2층에서 묵게 됐다.
몇번 본지라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 정도는 되는데 그저께 같은 숙소에 묵을때만 해도 지나치게 사이가 좋아 ?!
호스피탈레로에게 지적까지 받더니 오늘은 싸웠는지 완전 살벌하다.
아니.. 2층에서 4명만 묵게 돼서 이사람들이 민망한 상황을 연출할까봐 사실 걱정 했었다.
그런데... ㅠㅠ 둘이 싸우니까 말릴수도 없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 괜히 눈치만 ㅡㅡ;;
그 사람들도 우리를 의식해서 조심조심. 조용히 싸우는데도 가까이 있으니까 모를수가 없지.
어쩌다 우리랑 눈이 마주치면 미소지어 보였지만 그 또한 얼마나 서로 어색한가...
암튼 사랑과 전쟁이다.
--> 침대는 좀 구리지만 욕실은 괜찮다..
다행히 늦게 와서 2층에서 널널하게 있었지만 1층은 완전 난민촌 분위기더라... 그래도 수영장은 있어... ㅎㅎ
--> 급 빨래를 해서 널어 놓고 식당으로..
오늘 저녁도 항상 기대되는 순례자 메뉴^^ 10유로
그 커플은 우리 건너 건너 테이블에 앉았는데 우릴 의식 하면서 여전히 냉전 중이다.
이럴땐 그저 모르는척 해줄 수 밖에...
알베르게로 돌아오는 길은 술기운도 있는데다 어~찌나 추운지..
순간적으로 친구 팔짱을 끼려다 서로 거부했다. 커플로 오해 받으면 곤란하잖우...ㅋㅋ
인공조명이 없어선지 유난히 별들이 반짝인다.
10월로 접어드니 아침, 저녁으론 꽤나 쌀쌀해졌다.
이 계절.. 이런 분위기에선 왠지 집이 그립거나 해야할텐데... 뭐 아직까진 괜찮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