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 9. 일요일
사하군을 벗어나면서..
--> 아유.. 얼마나 이쁜지...ㅎㅎㅎ 레고블럭 같다. 첨엔 병원인가 했는데... 적십자 관련 사무실인가..??
--> 산티아고까지 315km 남았다. 아자아자 힘내자~!!
--> 10시 40분 Bercianos의 Bar에서..
우리도 한번쯤 버스 찬스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더니 걷기가 싫어지네... 친구 컨디션도 안좋고..
여기서 26km거리의 Mansilla까지 차를 타고 가면 하루를 벌 수 있을것 같은 생각이 떨쳐지질 않는다.
둘이서 택시를 타자니 요금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그래서 bar에서 같이 택시 타고 갈 사람들을 물색해 봤다.
몇번 인사를 나눈 스페인 커플을 유심히 살폈다.
그쪽도 한사람이 컨디션이 안 좋아 보이길레 왠지 운을 떼면 같이 갈것 같았다.
여자분한테 어설픈 영어로 얘기 했더니만 그쪽은 영어가 더 어설프다.ㅠㅠ
남자친구가 오면 그때 다시 얘기해 달랜다. 헐.. 부부인줄 알았는데...
잠시후 그 남자분한테 내 친구가 아파서 택시를 타고 갈려고 하는데 당신들도 같이 가지 않겠냐고..
중요한것은 같.이. 가.지. 않.겠.냐.. 는 것인데
아.. 잘못 이해하셨는지.. 뭐 같이 얘기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 주셔야지... ㅠㅠ
너무나 걱정어린 눈빛으로 약을 주시려하고 택시를 잡아 주실려고 한다 ㅡㅡ;; 참.. 차 타고 가는것도 쉽지가 않다.
여기는 작은 마을이라 버스가 하루에 한대 밖에 없고 벌써 지나가 버렸단다
그리고 자기네 가이드 책을 펼치고는 다음 지점들을 보여 주면서 열심히 설명하시는데
머리속에선 딴 생각하느라 주의 깊게 듣지도 못했다...
그래도 좋은 정보들하며.. 진심으로 걱정해 주신거 너무 감사하다..
친절한 사람들 같은이라고..
우리의 계획은 실패하고 이 커플의 걱정어린 시선을 뒤로한체 어쩔수 없이 다시 걷기 시작한다.. ㅠㅠ
택시를 타기에는 돈이 부담스럽고 좀 더 큰 다음 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Mansilla 까지 갈까 한다.
--> 이 메뉴판.. 음식 이름이 스페인어랑 영어로 돼있어서 무지 유용하다.
메뉴판 없이 그냥 주문 받는 경우도 많고.. 영어 메뉴판도 잘 없는데 요걸 봐뒀다가 잘 써 먹었지...
그리고 이전에 잘 못 주문한 경우도 좀 있었다. 그래도 뭐 맛있게 먹었지만..
닭고기나 돼지고기나 아무러면 어떠랴... 맛있으면 그만이지.. 이런 주의인지라.^-^
--> 지나가면서 본 아기자기 재미난 집 ^^
왠지 집주인 부부가 67년생, 72년생이 아닐까하는 궁금증을 일으킨다.ㅎㅎ
하나하나가 장난스럽고 귀엽다.ㅋㅋㅋ
--> 수많은 밀밭, 포도밭을 봤어도 막상 일하는 모습은 별로 못 봤는데 저런걸 이용해서 밭을 가는구나...
일하는것도 그림이네.. 땅이 넓어 좋것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농촌 환경이 떠오른다. ㅠㅠ
--> 간판들이 참 독창적이고 다양한거 같어.. 어느것 하나 비슷한것이 없네...
El Burgo Ranero 도착.
여기서도 막차가 지나가 버렸다. 낼 아침 9시에나 차가 있다네.. --;;
첫번째 계획, 두번째 계획 모두 실패.. ㅠㅠ
다음 마을까지 12.8km를 더 가기에는 무리인것 같아 그냥 여기에 머무르기로... 차 한번 타볼려다가..ㅠㅠ
--> 알베르게에 일찍 도착한지라 빨래해서 햇볕에 널어 놓고..
엽서도 붙이고, 까페에서 차도 한잔하며 여유를 만끽... ^ ^
--> 며칠전 우리나라 사람들을 통해 들었던 안나푸르나를 등반하시고 하루에 40km 이상을 걸으신다는..
그 전설적인 사람들을 오늘 만났다. ㅎㅎ
도대체 어떤 사람들인지 정말 만나보고 싶었는데.. 상상했던것과는 달리 60대 아저씨 두분이시다.
그리고 매일 40km를 걸으시는건 아니라고.. 더 재밌는건 안나푸르나보다 여기가 더 힘들다고 하셨다. ㅋㅋ
낯선 곳에서 만난 우리나라 사람들이기에 같이 저녁이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이분들은 식당 밥이 안맞아서 저녁을 직접해서 드신다며 선뜻 식사에 초대해 주셨다.
그래서 얼떨결에 아저씨들이랑 친한 벨기에 부부와 영국인 아저씨랑 같이 저녁을 먹었다..
산을 많이 다니셔서인지 요리를 정말 잘 하셨다.
마법의 스프로 만들었다는 파스타.. 매콤한것이 정~말 맛있었다.^^ 색감도 좋고..
그리고 여자는 밖에 나와서 손에 물 묻히지 말라며 요리에 설겆이까지 다 하셔서 우리를 황송하게 하셨다. ㅡㅡ;;
와인과 함께 간만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봤다.
낼 저녁은 스테이크 해주신단다. 내일.. 내일 우리는 버스타고 갈려고 했는데 ㅠㅠ 스 테 이 크...
이렇게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는 차를 타고 가고 싶다고 차를 타게 되는것도 아니고..
걸어서 끝까지 가고 싶다고 해서 산티아고까지 가게 되는것도 아니더라. 신이 허락하신 사람들만이...?? ㅋㅋ
--> El Burgo Ranero 알베르게도 여러모로.. 나무랄데 없이 괜찮았다. 테라스도 있고..